2024.04.26 (금)
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막아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.
20일(현지시간) 워싱턴포스트(WP)와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‘그것이 일어난 방’ 출간을 진행해도 된다고 결정했다. 다만 램버스 판사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이 국가안보상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했다.
램버스 판사는 23일 출간을 앞두고 미 전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회고록 수십만부가 퍼졌고 언론사에도 다수 입수돼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고 지적했다. 이미 주요 언론사가 회고록의 핵심 내용을 보도한 상황에서 기밀 누설로 인한 피해를 막아 달라며 법무부가 낸 금지명령의 실익이 없다는 취지다.
회고록 출간 금지명령을 둘러싼 법정 공방 1라운드에서는 볼턴 전 보좌관이 승리한 셈이다.
그러나 램버스 판사는 “법무부 측의 주장을 토대로 회고록을 살펴본 결과 볼턴 전 보좌관이 누설금지 의무를 위반해 기밀을 공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”면서 백악관의 공식 승인을 받기 전에 출간을 강행하는 볼턴 전 보좌관을 비판했다.
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출간에 따른 수익 몰수와 형사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. 법무부가 요청한 금지명령에 있어서는 볼턴 전 보좌관의 손을 들어주지만 향후 진행될 법정 공방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불리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.
법무부는 지난 16일 회고록 출간을 미뤄달라는 민사소송을 냈고 다음날 미 주요 언론에 회고록 핵심 내용이 일제히 보도되자 금지명령을 별도로 신청했다. 이날 결정은 금지명령에 대한 것이라 민사소송은 그대로 남아 있다.
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법원 결정을 승리라고 주장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이 ‘폭탄’과 같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. 그는 트위터에 “책이 이미 나와 많은 사람과 언론에 새 나갔는데 존경받는 판사가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 것”이라며 “하지만 수익과 기밀준수 위반에 대한 강력하고 힘 있는 결정이 이뤄졌다”고 주장했다.
이어 “볼턴은 치러야 할 큰 대가가 있는데도 법을 어겼다”면서 “그는 사람들한테 폭탄을 떨어뜨려 죽이는 걸 좋아한다. 이제 그에게 폭탄이 떨어질 것”이라고 덧붙였다.